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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능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아끼던 캐릭터의 운명이 갈리는 SF 호러 카드 RPG 「DEADSHIP」 — 칼라게임즈 김웅교 대표 인터뷰

"대체 불가능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아끼던 캐릭터의 운명이 갈리는 SF 호러 카드 RPG 「DEADSHIP」 — 칼라게임즈 김웅교 대표 인터뷰

인터뷰 현장 — 경기글로벌게임센터, 2026-04-29
성남 정자역에서 자전거로 닿는 거리.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6층에 위치한 경기글로벌게임센터에서 김웅교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김웅교 대표님은 "친구들 중에서 스팀도 제일 일찍 입문했고, 장르 불문하고 게임을 거의 다 좋아했던 사람" 입니다. 본인 표현으로는 "게임 개발 자체를 좋아했다기보다는 게임을 좋아한 사람" 이에요. 그 좋아하는 마음이 결국 게임을 직접 만드는 자리까지 데려왔습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작품은 「DEADSHIP」. 행성 간 화물선 안에서 외계 공포와 사투를 벌이는 SF 호러 카드 RPG예요. 작년에 나온 「술탄의 게임」, 그리고 「컬티스트 시뮬레이터」를 너무 재미있게 즐긴 끝에, 거기서 받은 영감을 칼라게임즈만의 방식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작품입니다. 2027년 4월 출시를 목표로, 다섯 명의 팀이 1년 가까이 달리고 있어요.

「DEADSHIP」 메인 비주얼
게임 디자인·인디 씬·AI 시대까지 화제가 멈추지 않은 자리였어요. 그 자리의 중심에는 김웅교 대표님이 오랜 시간 끝에 도달한 한 가지 결론이 있었습니다.
"재미있기 때문에 게임 개발을 하는 게 아닙니다.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합니다."
"게임을 좋아한 거지, 게임 개발을 좋아한 게 아니었어요"
게임핑 김현우 ─ 어떻게 게임 개발에 입문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웅교 대표 ─ 제가 학창 시절에 친구들 중에서 스팀 같은 것도 제일 일찍 입문했고, 장르 불문하고 모든 게임을 거의 다 좋아했어요. 한국식 MMORPG나 수집형 RPG는 돈이 없어서 못 했지만, 패키지 게임은 다 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도 시즌 3, 2013년에 이미 다이아였고요.
근데 정확하게 말하면 저는 게임 개발 자체를 좋아했다기보다는 게임을 좋아한 거예요. 그러다 한 번 "내가 진짜 뭘 하면 좋을까"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는데, 답이 게임을 만드는 일이었어요. 게임 개발 동아리에 들어가서 기획부터 손을 댔고요.
게임핑 김현우 ─ 군 복무 때 고민이 더 깊어졌다고요.
김웅교 대표 ─ 부대에서 2년 동안 정말 많이 생각했어요. 그때 영향을 많이 받은 책이 피터 틸의 「제로 투 원」이었어요.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명제가 머릿속에 박혔습니다. 게임으로 그걸 하고 싶었어요. 제가 개발은 못하니까 직접 프로그래밍 수업까지 들으면서 훌륭한 분을 한 명 모셨고, 그분이 지금도 저희 팀에 있는 배상윤 님입니다.
게임핑 김현우 ─ 게임 개발이 재미있으세요?
김웅교 대표 ─ 솔직히 말씀드리면 게임 개발은 재미가 없습니다. 게임 개발은 힘들어요. 고통스럽고, 미미한 즐거운 순간들을 뜯어먹으면서 사는 것에 가까워요. 경험이 쌓일수록 좀 더 먹을 만하게 만드는 것뿐이지, 즐거워지는 건 아니에요.
근데 왜 하냐면 할 수밖에 없으니까 하는 거예요. 제가 이 세상에서 택할 수 있는 일이 이 하나의 필연밖에 없으니까 결과적으로 하는 거죠. 재미있기 때문에 게임 개발을 하는 게 아니라, 저는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게임 개발을 합니다. 그 이유라는 게 결국, 제가 정말 사랑하는 게임을 제 손으로 직접 만들고 싶다는 거예요.
게임핑 김현우 ─ 인생 게임 세 개만 꼽으신다면요?
김웅교 대표 ─ 일단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자체를 정말 좋아했어요.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 스킨 같은 것으로만 과금이 되는 구조도 좋았고요. "게임을 정말 사랑한다면 돈을 더 내세요" 라는 그 느낌이 저는 너무 좋았거든요.
두 번째는 렐릭 엔터테인먼트의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중학생 때부터 게임 팬이 된 결정적인 작품입니다. 그때부터 밤새우면서 게임을 했어요.
세 번째는 코에이의 「삼국지 10」. 플레이타임으로 보면 다른 게임이 더 많겠지만, 저한테 의미가 있는 게임이라서요. 차기작 구상이 사실 이 작품에서 직접 출발했거든요.

「삼국지 10」 — 코에이 2004년작. 김웅교 대표의 인생 게임이자 차기작의 출발점.
"다른 선택지가 떠오르지 않는 게임"
게임을 만들며 김웅교 대표님이 도달한 생각이 하나 있어요. 대체 불가능한 게임, 그러니까 어떤 감정을 떠올렸을 때 다른 선택지가 떠오르지 않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게임핑 김현우 ─ 그건 어떤 개념인가요?
김웅교 대표 ─ 게임에 대해 느끼는 감정의 총합이라는 게 있어요. 아트 스타일·메카닉·장르뿐 아니라, 그걸 둘러싼 사람들의 기대감, 팬덤, 커뮤니티 문화, 이런 모든 걸 포함합니다. "이 게임을 하면 이런 걸 얻겠지" 라고 소비자가 느끼는 그 총합이요. 그래서 결국 게임을 만드는 사람은 그 감정을 대체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되고, 자기만의 팬덤을 파야 된다, 라는 게 제 결론이었어요.
예를 들어서 "몬스터 모으는 게임 뭐 할래" 하면 답은 「포켓몬스터」예요. "해양 탐사 게임 뭐 할래" 하면 「서브노티카」고, "놀이공원 짓는 게임 뭐 할래" 하면 「롤러코스터 타이쿤」이나 요즘은 「플래닛 코스터」죠. 사람들 인식 속에 "나는 이 감정을 얻기 위해서 이 게임을 한다" 가 박혀 있으면, 반드시 다시 그 게임을 찾게 되어 있어요. 그게 게임 만드는 사람으로서 추구해야 될 본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게임핑 김현우 ─ 그러면 김웅교 대표님이 만들고 싶은 감정은 어떤 건가요?
김웅교 대표 ─ 「삼국지 10」이에요.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 「삼국지 10」을 하면서 느꼈던 그 감정을 지금 제대로 재현하고 있는 게임이 없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걸 내가 다시 살려보고 싶다" 가 다음 작품의 목표입니다. 비슷한 시도를 하는 게임이 없는 건 아니에요. 특히 중국 쪽에서 좋은 시뮬레이션 게임을 많이 만들고요. 그래도 저는 제가 그때 그 게임을 왜 그렇게 재미있어 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내가 제일 잘 만들 수 있다" 고 생각해요.
[편집자 주] 「삼국지 10」(2004, 코에이)은 군주가 아닌 한 명의 장수 시점에서 삼국지 세계를 살아가는 작품으로, 인맥·명성·일상 이벤트를 통해 세상에 스며드는 구조가 특징이다.
게임핑 김현우 ─ 라이엇 말고도 이상적인 모델로 보시는 회사가 또 있나요?
김웅교 대표 ─ 사실 슈퍼셀을 배우려고 했어요. 셀 조직 문화의 핵심은 결국 CEO와 개발팀의 분리잖아요. CEO가 행정과 잡일을 다 처리하고, 권력을 개발팀 셀에 위임해서 디렉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모델이라고 봤거든요. 한국에서 비슷하게 가장 잘하는 데가 111퍼센트고요. 그래서 저희도 셀 조직을 두고, 잘될 것 같은 프로젝트에 자원을 몰아주는 방식을 따라 하려고 했어요.
게임핑 김현우 ─ 직접 도입해 보셨다고요.
김웅교 대표 ─ 2년 동안 해봤어요. 디렉터를 따로 모시고, 저는 대표 자리에만 있어 보고. 그런데 두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첫 번째는 저희 팀이 이론대로의 셀 조직처럼 굴러가기는 어려웠다는 거예요. 팀원을 모으고 개발 기간을 정하는 대표가 사실상 디렉터 역할을 하게 된다는 걸, 그때 제가 미처 몰랐어요. 디렉터분의 문제가 전혀 아니라, 구조를 잘못 세운 대표인 제 책임에서 비롯된 시행착오였죠. 그 시행착오 덕분에 "구조를 바꿀 수밖에 없다" 는 걸 배웠습니다.
두 번째는 더 결정적이었어요. 슈퍼셀도 1~2년 전쯤 그 모델을 큰 폭으로 정리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브롤스타즈」 이후 한동안 새 히트작이 좀처럼 안 나왔거든요. 「스쿼드 버스터즈」도 기대만큼 가지는 못했고요. 셀 조직이 실패를 충분히 독려해 주는 구조이긴 한데, 그게 새 히트작으로 곧장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시각이 있어요. 최근에는 조직 구조를 좀 더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사 형태에 가깝게 다듬은 뒤 「클래시 로얄」이랑 「브롤스타즈」 성적이 반등했고요.
그래서 결론을 냈어요. 남들의 기업 문화를 추종하지 말자. 어떤 회사 어떤 구성원이냐, 시대 상황이 어떠냐, 프로젝트가 뭐냐, 성숙 단계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문화는 다 달라질 수밖에 없거든요. 이론을 먼저 세우고 거기에 맞춰서 접근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가요.
사랑할 만한 캐릭터를 만들고, 끔찍하게 망가뜨리는 게임
이어서 「DEADSHIP」 본편 이야기로 들어갔습니다.
게임핑 김현우 ─ 지금 만들고 계신 게임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웅교 대표 ─ 테마는 SF 호러예요. 「데드 스페이스」나 「에일리언」 시리즈 같은 분위기. 함선 안에 괴물이 창궐한 상황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데드 스페이스」 — 함선 내 외계 공포라는 「DEADSHIP」 테마의 원형.
장르로 보면 카드 기반 RPG예요. 작년에 나온 중국 게임 「술탄의 게임」, 그리고 「컬티스트 시뮬레이터」를 너무 재미있게 즐겼는데, 두 게임을 정말 리스펙트하면서 거기서 받은 영감을 저희만의 방식으로 더 발전시켜 보고 싶었어요. 그 재미를 SF 호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거죠.

「술탄의 게임」 — 2024년 출시 중국 인디 게임. 「DEADSHIP」이 영감을 받은 작품.

「컬티스트 시뮬레이터」 — 카드 기반 메커닉의 대표작. 칼라게임즈가 리스펙트하는 작품.
게임핑 김현우 ─ 「술탄의 게임」을 모르는 독자도 있을 텐데, 시스템을 풀어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웅교 대표 ─ 플레이어한테 카드 패가 있어요. 카드 패가 곧 자원이고, 그 카드 패는 캐릭터랑 아이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삼국지로 예를 들면 유비·관우·장비·말 10마리·금화 100전, 이런 식으로 다 카드화 돼 있는 거예요.
거기에 이벤트 슬롯이 있어요. "이 사람이 와서 말을 판다, 어떤 인물을 투입하시겠습니까" 라는 슬롯이 떠요. 거기에 유비를 넣을 수도 있고, 관우를 넣을 수도 있고, 장비를 넣을 수도 있고, 돈을 넣을 수도 있죠. 누구를 넣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돈을 안 들고 가면 자연스럽게 설득이나 무력으로 갈취하는 결말로 끝나고요.
CRPG에서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 구성으로 풀어내던 "누가 어떤 선택지를 누르냐" 의 재미를, 카드 한 장을 어떤 슬롯에 투입하느냐로 압축한 거예요.

「DEADSHIP」 — 카드 패를 이벤트 슬롯에 투입하는 핵심 메커닉
게임핑 김현우 ─ 거기에 SF 호러를 입힌 거네요.
김웅교 대표 ─ 예시를 하나 들어볼게요. 괴물들이 우글우글거리는 챔버가 있습니다. 거기 끝에 캐비닛이 있고, 안에는 울고 있는 소녀가 숨어 있어요. "이 소녀를 구하기 위해서 당신은 어떤 인물을 파견하시겠습니까" 라는 식으로 변주한 거죠.
그러면 플레이어가 거기 누구를 투입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이벤트가 맵에 산재해 있어요. 자원은 한정돼 있고요. 얘를 구해야 되나? 얘가 정말 구할 가치가 있는 캐릭터인가?
여기에 누구를 넣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요. 사실 이 아이의 엄마가 내 패에 있을 수도 있고, 무력이 강력한 파워 아머 입은 병사가 있을 수도 있고요. 만약에 플레이어가 이 아이를 방치하면, 몇 턴 뒤에 이 아이가 괴물이 돼서 쳐들어옵니다. 네크로모프처럼 끔찍하게 생긴 괴물이 돼서요.

전투 시스템 — 부위 조준 턴제 전투
게임핑 김현우 ─ 자원이 엄청 제한되어 있네요.
김웅교 대표 ─ 맞아요. 100일 같은 데드라인이 있어요. 그 안에서 최적의 이벤트만 골라서 최고의 탈출 엔딩 또는 생존 엔딩을 보는 게 목표예요. 10턴 안의 최적해를 찾는 게임에 가까운 거죠. 능숙하지 않으면 그냥 객사할 수도 있고, 욕심 부리다 객사할 수도 있고, 사람들은 구했는데 파멸 엔딩을 맞이할 수도 있어요. 본인이 감염되어 있을 수도 있고요.
캐릭터 디자인도 그 낙차를 위해서 굉장히 신경 썼어요. 「피어 앤 헝거」 시리즈를 알고 계시면 바로 와닿으실 텐데, 사람들이 그 시리즈에서 즐기는 게 캐릭터들의 괴물화거든요. "이 캐릭터가 어떻게 변할까, 왜 변했지" 이런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봐요. 저는 거기에 한 발 더 나가서,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을 의도적으로 망가뜨리려고 합니다.

「피어 앤 헝거」 시리즈 — 사랑할 만한 캐릭터를 끔찍하게 망가뜨리는 낙차의 직접적 레퍼런스.

괴물 "리치모프" 디자인 시안
저희 주인공한테는 약혼녀라는 설정을 만들어 줄 거예요. 지구에 가족 같은 사람이 있어서,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기본적인 동기 부여를 깔아 놓은 거죠.

등장 캐릭터 스프라이트
게임핑 김현우 ─ 아트 화풍도 좀 듣고 싶어요. 「언더테일」 같은 저해상도 픽셀 아트랑은 다른 느낌이잖아요.
김웅교 대표 ─ 픽셀 한 칸 한 칸이 크게 보이는 저해상도 픽셀 아트가 하나의 큰 스타일이잖아요. 저희는 그쪽이 아니라 고해상도 픽셀 아트예요. 데드스페이스의 네크로모프 같은 괴물을 그대로 픽셀 아트로 옮긴다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스토리 텍스트 연출 — 드라마 대본 호흡에 가까운 짧은 텍스트
이게 아티스트 한 분이 캐릭터부터 마케팅 에셋까지 다 그려내야 해서 부담이 정말 커요. 그래서 캐릭터 의상 같은 것도 처음에는 우주복 입은 버전이라든가 갈아입는 시스템을 넣으려고 했는데 다 없앴어요. 가급적이면 아티스트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꼭 생산해야 되는 것만 하자, 그래야지 마케팅 에셋도 만들 여력이 있으니까요.
게임핑 김현우 ─ 출시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김웅교 대표 ─ 목표로는 2027년 4월 이내 출시예요. 다들 그렇게 말씀하시겠지만 굉장히 도전적인 목표고요.
타깃은 완전 북미입니다. SF 호러의 종주국이니까요. 그래서 마케팅도 영어 중심으로 가고, 게임 안에서도 한국어가 기본값이 아니에요. 설정에서 한국어를 선택하셔야 됩니다.
게임핑 김현우 ─ 데모는 어떻게 운영하실 계획인가요?
김웅교 대표 ─ 가장 기본적인 데모 빌드를 공개할 거예요. 늦으면 6월 말쯤. 그걸 레딧에 배포하고 디스코드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거기 핵심 팬분들한테 영어 검수도 받고 라이브 서비스처럼 게임을 업데이트하려고 해요.
빠르면 일주일에 한 번도 업데이트가 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뒀어요. 로컬라이제이션까지 포함해서요. "이번에는 캐비닛 소녀 퀘스트 라인을 업데이트했어, 어떤지 봐줘", "이번에는 새로운 전투 콘텐츠 하나 추가해 봤어" 같은 식으로 하나씩 쌓아가는 거죠. 이게 인디 게임의 핵심 팬덤이 개발자들과 가장 맺기 원하는 관계라고 생각하거든요. 초기 기획에 참여하고, 피드백 주고, 게임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함께 보는 거. 그런 사람이 많지는 않죠. 그래도 그 소수가 일단 중요하다고 봐요.
[편집자 주] 이 데모는 인터뷰 이후 예정을 앞당겨 게임핑에 공개됐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플레이 가능. → 「DEADSHIP」 데모 플레이
다섯 명이 함께 만드는 「DEADSHIP」

칼라게임즈 팀 멤버들
게임핑 김현우 ─ 팀원 한 분 한 분이 다 메시·호날두 정도 돼야 이런 일정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팀 멤버 구성이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웅교 대표 ─ 일단 제가 대표면서 디렉터도 하고 있어요. 디렉터는 게임의 핵심 콘셉트가 뭐고 핵심 재미 포인트가 뭔지, 그리고 무엇보다 "포기할 게 뭐다" 라고 결정해 주는 사람이거든요. 어떤 부분이 좋아야 되고 어떤 부분은 구려도 된다는 걸 정해주는 거죠.
그다음에 저희 CTO인 배상윤 님이 있어요. CTO이자 프로듀서이기도 한 분입니다. 프로그래머로서 능력이 굉장히 좋으세요. 풀스택이시고요. 제가 MBTI로 보면 완전히 P적인 인간이라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게 원래 잘 안 되는데, 그래서 더 의지하게 되는 분이에요. 오래전부터 함께해 오면서 저한테 가르침을 정말 많이 주셨어요.
저희 팀 구조는 이래요. 제가 "이렇게 가고 싶다" 결정하면 그분이 일정이랑 자원 분배로 그게 가능하게 만들어 주세요. 그러면 그 과정에서 저도 한 명의 작업자로서 들어가는데요, 그땐 직책을 내려놓고 그분이 내린 결정을 최대한 따라요. 그래야 대표로서 제가 내린 결정이 실제로 이루어지거든요.

칼라게임즈의 아늑한 사무실
내러티브 디자이너는 김현석 님이에요. 내러티브 게임이다 보니까 게임의 스토리를 책임지는 역할인데,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이고 "오타쿠 동지" 사이예요. 게임뿐 아니라 소설·영화 같은 여러 매체의 내러티브에 두루 능한 분이고요. 지금 「DEADSHIP」의 흥미로운 스토리와 캐릭터를 정말 잘 만들어 주고 계셔서, 대표로서 매우 신뢰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두 분은 경기게임아카데미에서 만난 분들이에요. 같은 시기에 다른 팀에 계셨는데, 헬펑크 만드시는 어반오아시스 지상우 대표님 팀도 그렇고, 그때 친하게 지내던 분들이었거든요. 팀원으로 너무 탐나고 능력도 정말 뛰어난 분들이라 합류를 제안드렸어요.
[편집자 주] 경기게임아카데미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게임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이다. 어반오아시스(헬펑크) 지상우 대표는 인디사이드 1회차 인터뷰이.
게임핑 김현우 ─ 두 분 모두 휴학생이라고 하셨는데, 역할은 어떻게 되시나요?
김웅교 대표 ─ 한 분은 박선호 님인데, 거의 1인 개발까지 가능한 올라운더예요. 기본적인 프로그래밍이나 아트를 다 다루시고, 거기에 깊이 들어가는 작업도 잘하세요. 테크니컬 아티스트로서 VFX·이펙트 쉐이더까지 가능하시고요. 시간만 주어지면 혼자서도 뭐든 만드실 수 있는 분이에요. 지금은 프로그래머·TA·전투 콘텐츠 기획·몬스터 디자인·밸런싱까지 맡고 계세요.
또 한 분이 리드 아티스트인 최진홍 님이에요. 정말 귀한 인재입니다. 픽셀 아트가 메인이신데 원래 역량이 아주 뛰어난 아티스트예요. 영입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계속 더 잘하시고, 항상 기대 이상으로 해 주십니다. 캐릭터 스프라이트부터 UI/UX, 배경, 애니메이션, 마케팅 에셋까지 다 소화하시는 올라운더 아티스트예요.
게임핑 김현우 ─ 그러면 사실상 아티스트가 한 분인 거네요.
김웅교 대표 ─ 너무 부담이 크죠. 한 분이 캐릭터부터 세계관, 마케팅 에셋까지 다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게임 개발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AI 있으니까 어떻게 어떻게 되지 않냐" 라고 말씀하시는데, 코드는 도움받는 게 크고 사업 계획도 조언받는 게 크지만, 아트는 임시 에셋·프로토타이핑에는 압도적으로 최고지만 이걸로 게임을 출시할 수는 없어요.
ChatGPT의 이미지 생성이나 Gemini의 Nano Banana 같은 모델이 다 나왔는데도, 사람들이 귀신같이 알아봐요.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해 달라고 다 그거 썼잖아요. 그런데 그것도 보다 보면 질려요. 약간 그 그림체가 있거든요. 그리고 게이머들이 그걸 느끼기 시작하면 게임은 끝났다고 봐야 해요. 이 반응이 우리나라보다 북미에서 훨씬 심하고요. 북미 핵심 팬들은 "창작자를 착취한 거" 라고 받아들이거든요.
"북미 핵심 팬과 함께 키우는 게임"
게임핑 김현우 ─ 킥스타터나 패트리온 같은 건 생각 안 해보셨나요?
김웅교 대표 ─ 킥스타터는 안 그래도 할 것 같아요. 북미 유저분들께 크라우드 펀딩으로 게임을 먼저 선보이려고, 지금 그쪽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게임핑 김현우 ─ 북미 타깃이라고 하셨는데, 핵심 전략은 디스코드와 레딧인가요?
김웅교 대표 ─ 맞아요. 저희는 북미 타깃이니까, 세계에서 제일 큰 레딧에 뿌리고 가장 확고한 게임 커뮤니티인 디스코드라는 대야에 모으는 거예요. 데모 빌드 공개하고 라이브 서비스로 업데이트 주면서, 핵심 팬들한테 "이번에는 이 부분 만들어봤어, 어떤지 봐줘" 하면서 관계를 쌓아가요. 스팀 페이지를 오픈하면 그분들이 출발점이 되어서 위시리스트를 모아 주시는 거고요.
게임핑 김현우 ─ 인디 씬 전반에 대해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한국에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게 있나요?
김웅교 대표 ─ GMTK 같은 채널이 한국에는 없어요. 게임 디자인 초이스를 심도 있게 분석하는 인디 게임 채널이요. 국내에도 좋은 게임 콘텐츠를 만드시는 분들이 많지만, 인디 게임의 설계 의도를 깊이 파고드는 결의 채널은 아직 자리가 비어 있는 것 같아요. "이 게임이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 를 듣고 싶어 하는 수요는 분명히 있거든요.
GMTK 게임잼만 봐도 전 세계 5~7만 명이 참여해요. 일반 소비자분들도 많이 보시고요. 인디 게임 애호가와 개발자가 만나는 자리가 한국에는 아직 없다는 거예요. 그런 채널이 생긴다면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는 정말 매력적인 무대가 될 거라고 봐요.
인터뷰가 마무리될 무렵, 김웅교 대표님이 인디드라이브의 비전을 거꾸로 묻기 시작했어요. 게임핑이라는 플랫폼이 왜 인디 게임 개발자들의 "인간적인 목소리" 를 모으려고 하는지, 그게 실제로 가능한 모델인지. 끝까지 따져 묻는 시선이었습니다.
대표님 표현으로는 "브랜드 인격이 살아남는 시대" 였어요. AI 시대에는 결국 인간의 목소리만이 살아남는다, 그렇다면 각자의 취향을 비수처럼 깎아 시장에 찌르는 것만이 길이라는 결론. 그게 칼라게임즈가 "대체 불가능한 게임" 을 만들려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인터뷰 시점에는 "빌드를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다" 고 했던 「DEADSHIP」이 사실 인터뷰 직후 게임핑에 데모로 올라왔습니다. 6월 말 예정이었던 일정을 한 달 넘게 앞당긴 셈이에요. 데모 공개 직후 게임핑에서 첫 외부 리뷰 두 건이 달렸는데, 그중 한 분이 "전투 부위 조준 시스템이 좋다, 다만 전투 파트에서 렉이 꽤 있다" 며 게임플레이 피드백을 남겨주셨어요. 김웅교 대표님이 그렇게 강조했던 "초기 기획에 참여하고 피드백 주는 핵심 팬덤" 의 첫 번째 사례입니다.
다음 작품은 「삼국지 10」에서 출발한 세계 시뮬레이션 RPG로 이어져요. 김웅교 대표님은 그걸 "창작 생태계" 라고 불렀습니다. 유저들이 자기 캐릭터를 데뷔시키고 연재할 수 있는 세계관 홀더가 되겠다는 비전. 「DEADSHIP」은 그 비전을 검증하는 첫 번째 단계예요.
"내가 게이머고 내가 이걸 사랑하니까, 이 세상에 있는 누군가도 사랑할 것이다. 적어도 이 게임이 갓 게임이라는 것만큼은 내가 알 수 있다."
낭만만은 아닙니다.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만들 수밖에 없어서 만드는 사람의, 가장 정직한 자기 확인이에요.
게임 정보
「DEADSHIP」 — SF 호러 RPG, 게임핑 WEB 즉시 플레이 가능
→ https://www.game-ping.kr/games/deadship공식 디스코드 커뮤니티 — https://discord.com/invite/Dph7mX2cDE
출시 목표: 2027년 4월 (Steam 출시 예정, 북미 타깃)
차기작: 세계 시뮬레이션 RPG (작품명 비공개)
창작자 정보
팀: 칼라게임즈 — 다섯 명의 팀
김웅교 (KIM UNG GYO) — 대표·디렉터
배상윤 (PAE SANG YUN) — CTO·프로듀서
김현석 (KIM HYUN SEOK) — 내러티브 디자이너
박선호 (PARK SEON HO) — 올라운더 (프로그래머·TA·전투 콘텐츠)
최진홍 (CHOI JIN HONG) — 리드 아티스트
게임핑 프로필: https://www.game-ping.kr/users/칼라게임즈
다음 인터뷰의 주인공이 되어 주세요
게임핑 인디사이드는 인디 게임 창작자분들을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시리즈입니다. 본인의 작업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시다면 아래 신청서를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