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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지 말자"
거실에서, 새벽에, 카페에서. 1인 개발자 설우의 5개월

"무리하지 말자"
거실에서, 새벽에, 카페에서. 1인 개발자 설우의 5개월

서울 강서구 — 인터뷰 장소 인근, 2026-04-15
강서구 내발산동의 평일 오후, 동네 스타벅스 통유리창 옆 자리였습니다. 의자 옆에 가방이 놓여 있고, 작은 키링 인형이 팔걸이에 살짝 흔들립니다.

인터뷰 현장 — 카페 안 통유리창 옆 자리
설우 개발자님은 이 카페를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가깝고 백색 소음이 적당해서요. 새벽까지 작업하다가 아침에 다시 이 자리로 오는 날도 있다고 해요. 카페가 두 번째 작업실 역할을 합니다.
게임 개발은 5개월 차예요. RPG Maker MZ 한 가지로 단편 호러 「The Mother」와 「야간 편의점」을 게임핑에 올렸고, 지금은 차기작 「덩굴 속의 사차인치」를 다듬고 있습니다.
"제 인생의 일부분을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을 해요."
차기작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 달라고 했을 때 들은 답입니다. 이 한 문장에 5개월이 다 담겨 있었습니다.
설우 개발자님은 식품영양학과 출신입니다. 제빵 취미를 직업으로 삼으려다 사정으로 접었고, 한동안 잔혹동화 분위기의 글을 쓰며 그 톤의 유튜브 채널도 운영했어요. 지출이 커서 지금은 쉬는 중이라고 합니다. 글 쓰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잔잔한 힐링물과 스릴러·추리를 번갈아 읽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한다고 해요.
게임은 정말로 즉발이었습니다. 인생 게임으로 꼽은 「이브(ib)」가 출발점이고, 어느 날 유튜브에서 어떤 분이 올린 알만툴 강의 시리즈가 결정타였답니다.
"코딩을 안 해도 게임을 만들 수 있네라는 게 너무 신기해 가지고, 그때 딱 MZ를 급하게 깔았던 것 같아요."
뒤에서 더 풀겠지만, 「The Mother」는 산소·필터를 관리하는 약 20분짜리 아날로그 호러입니다. 마취총으로 감염체를 무력화하는 ABS 시스템이 핵심이에요. 「야간 편의점」은 매뉴얼을 어기지 않아야 살아남는 10분짜리 단편 괴담이고, 본인 표현으로는 "나폴리탄풍 경영 시뮬레이션"입니다.

「덩굴 속의 사차인치」 메인 스크린샷
차기작 「덩굴 속의 사차인치」는 결이 다릅니다. 호러가 아니라 힐링 RPG. 두 작품과 가장 다른 점은, 글이 먼저였다는 사실입니다.
"내 인생의 일부분을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차기작 이야기는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또래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던 친구를 도와주다 본인까지 비슷한 처지가 됐다고 해요. 그 시절에 쓰기 시작해 대학생 때 다듬은 글이 한 편 있어요.
"숲 속의 괴물과 소통하던 친구가, 그 괴물이 결국 안 좋은 일을 당해 다시 혼자가 되고, 자립하기 시작하는 이야기를 좀 썼었어요." 그 글이 「덩굴 속의 사차인치」의 원형입니다.
처음 쓸 때는 자기도 몰랐답니다. 다 쓰고 나서야 알았다고 해요.
"글을 쓰다 보면 자기 인생을 어느 정도 투영하게 되는구나."
그 글에 애정이 많이 생겼고, 결국 그 글로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 거죠. 그 시절의 일은 타인에게 직접 말하기 어려운 주제지만, 마음 속에 아픔이 있으면 어떻게든 풀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고 합니다. "글을 썼을 때는 좀 많이 해소가 되는 것 같았어요."
당시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뒀습니다. 한두 명이 좋아요를 눌러주는 정도였고, 사실상 개인 기록 보관용에 가까웠어요. 그 조용한 글이 5개월 차 게임 개발자의 차기작 원형이 됐습니다.

주인공 사차인치 도트 작업 (Aseprite)
「덩굴 속의 사차인치」는 덩굴 속에 사는 사차인치라는 작은 괴물이 주인공입니다. 외부 풍경, 숲, 그리고 덩굴 내부 — 야외 디자인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The Mother」와 「야간 편의점」은 둘 다 실내 중심이었거든요. "사차인치가 덩굴 속에 살면서, 남들과 다른 크기를 가지고 있는 편이다 보니까."
크기가 남들과 다른 캐릭터. 자기 인생의 일부분을 그대로 투영했다는 말이 그제야 입체적으로 들렸습니다. 그 시절의 글에서 시작해, 덩굴 속에서 자립하는 작은 괴물의 게임으로. 본인이 직접 찍는 도트까지 옮겨 오는 데 십수 년이 걸린 셈입니다.

「덩굴 속의 사차인치」 인게임 맵 일부 — 집 외부와 도로
"코딩을 안 해도 게임을 만들 수 있네"
「이브」가 모든 일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친구들과 모여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던 인생 게임이에요. "그쪽이 아무래도 엄청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직접 만들어 봐야겠다는 결심의 결정타는, 앞서 말한 알만툴 강의였습니다. 코딩 없이 게임이 완성된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답니다. 인터뷰어가 그 자리에서 정리했어요. "보통 게임 개발자분들은 인생에 막 고민하다가, 철학적 고민을 하다가 개발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렇게 즉발적으로 하시는 분들은 특징이 되게 빨리 출시하세요."
5개월 차에 단편 두 편을 내고 차기작 기획까지 끝낸 페이스는, 그 즉발성의 산물에 가까웠습니다.

「The Mother」 캐릭터 도트 — 방독면을 쓴 인물과 감염체
「The Mother」 이야기로 잠깐 돌아갔어요. 본인 평가로는 엔딩 부분과 거대 괴물 디자인이 가장 아쉽다고 해요. "다시 만든다고 하면 그쪽을 많이 좀 더 신경 써 보고 싶다." 리메이크 의향이 있는 셈이에요.
기본 에셋도 마음에 안 들어 직접 도트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RPG Maker MZ에 들어 있는 기본 에셋이 "옛날 풍의 디자인이 많아서"였답니다. 그래서 최근 Aseprite도 깔았고요.
"그림 그려본 적이 거의 없어서 좀 버벅버벅거리기는 하는데, 근데 뭐 꾸역꾸역 제가 다 그려요."
꾸역꾸역. 본인의 표현 그대로예요. 「야간 편의점」을 만들 땐 진열된 식품과 냉장고를 굳이 반투명으로 표현했답니다. 굳이 안 해도 되는 디테일에 시간을 쓰는 사람입니다. 도트가 스토리보다 우선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같은 결입니다. "사람을 만나거나 뭐를 할 때든,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요."

NPC 측면 모션 도트 — 한 캐릭터당 여러 프레임을 직접 찍는다

4방향·4종 NPC 도트 모음
스토리는 디자인보다 어렵다고 했습니다. 디자인은 머릿속의 색감과 분위기를 자료로 보강해 반영할 수 있는데, 스토리는 본인 내면 깊이 박힌 것을 끄집어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게임은 글보다도 까다로운 매체랍니다. "소설은 사람이 읽으면서 머릿속에서 알아서 그리는데, 게임은 여기 왜 길이 이쪽으로 가지, 왜 이런 구조가 되지, 그쪽도 생각을 해야 되거든요." 스토리도 기승전결이 어색하지 않아야 만족스럽다고 합니다. 그래서 디자인보다 스토리에서 더 많이 막힌다고요.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고 싶은 감정도 물어봤어요. 본인이 게임으로 받은 감동에서 게임 개발이 시작됐기에, 그 감동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져 무언가를 시작할 동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언더테일」 같은 게임을 정말 많이 했었거든요." 인디 게임으로 받은 무언가가 또 다른 인디 게임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거실에서, 새벽에, 카페에서
설우 개발자님의 작업은 두 공간에서 갈립니다. 집에서는 컴퓨터로 로직을 짜고, 카페에서는 태블릿으로 도트를 찍어요. 무료 그림 앱의 도트 모드와 Aseprite를 쓰는데, 도구가 다른 만큼 흐름도 달라집니다.
문제는 낮 작업입니다. "낮에는 작업을 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가족들 움직이는 소음이라거나, 그 공간 자체의 분위기라거나."
그래서 새벽에 컴퓨터를 켭니다. 가족이 깨어나고 거실이 다시 거실이 되면, 가방을 챙겨 카페로 옵니다. 인터뷰가 진행된 강서구 내발산점 스타벅스가 그 다음 자리예요. 가깝고, 백색 소음이 적당하답니다.

태블릿으로 도트 작업 중

같은 자리, 다른 각도
이 두 공간이 단순한 작업 분업은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후반에 자기 자신에게 한 마디 해 보라는 질문이 나왔고, "무리하지 말자"는 답이 먼저 돌아왔어요. "많은 사람들이 실패하는 요인이 대단한 걸 만들고 싶고, 수익이 없으니까 밤새서 해야 되고, 무리를 해서라도 완성을 시켜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무리하면 쉽게 지치고, 몸이 망가지면 결국 아무것도 못 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항상 건강이 우선이라고 했습니다.
그 직후 인터뷰어가 본인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물었습니다.
"저는 카페에 와서 작업할 때가 제일 시간도 잘 가는 것 같고, 스트레스가 풀려요."
여기서 인터뷰어가 솔직히 놀랐습니다. "일할 때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말, 처음 들어봐서요." 설우 개발자님이 곧장 부연했어요. "로직을 짜다 보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때가 너무 많거든요. 그래서 잠깐 나가서 작업하러 오자, 이래서 밖에 나와서 도트를 찍어요. 근데 또 반대로 도트를 찍을 때도 디자인이 안 나오면 또 집에 가서 로직을 짜고."

Aseprite 화면 — 집 외관 도트 작업
로직이 막히면 카페로, 도트가 막히면 집으로. 환경을 번갈아 바꾸는 것 자체가 본인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었습니다. 일이 곧 휴식이라기보다, 정확히는 두 종류의 작업이 서로의 휴식이 되는 구조였어요. 무리하지 말자는 다짐과, 일하는 게 곧 회복이 된다는 답이 같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게 신기했습니다.
물론 1인 개발의 외로움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보상 심리가 채워지면 한결 낫다고 했지만, 요즘 플레이어들은 좀처럼 좋아요나 댓글, 리뷰를 남기지 않아요. "내 게임이 잘 만들어져 있는 걸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그 보상 심리를 채워주는 거는 너무 힘든 부분이거든요." 단체 채팅방에 게임을 올려도 조회만 찍히고 플레이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수동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도 가장 뿌듯한 순간 세 가지를 말할 때는 이야기의 톤이 달라졌어요. 완성했을 때, 플랫폼에 올렸을 때, 그리고 누군가가 지금 자기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게임핑에는 현재 플레이어가 있는지 표시되는 기능이 있는데, 그 작은 표시가 매번 뿌듯함의 출처가 됐다고 합니다.
"여기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설우 개발자님은 인디 게임을 "작품"이라고 부릅니다. "대형 플랫폼은 이거를 먹거리로 생각하잖아요.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이 요소를 넣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인디 게임은 좀 더 개인적인 부분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본인 표현으로는 인디 게임 개발자는 "꿈 작가, 디자이너"에 가깝답니다. 아마추어이지만 그만큼 작품성이 강하고, 상업성보다 작품성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에요. 「덩굴 속의 사차인치」가 그 시절의 글에서 시작된 걸 떠올리면, 이 정의가 그대로 작품에 박혀 있는 셈이었습니다.
게임핑에 도착한 경로도 같은 결을 따랐어요. 트위터에서 인디 개발자들이 모이는 단체방을 보다가, 어떤 분이 "쯔꾸르 만드는 사람들끼리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팀 기능을 만들어 보겠다"고 했고, 그게 게임핑이었답니다. "혼자서 1인 작업이 되게 많거든요. 단체방에서도 너무 조용하고, 소속감을 한번 느껴보고 싶다 해서 그쪽으로 들어가다 보니까."
기능 요청도 있었습니다. 팀에 속한 다른 멤버가 새 게임을 올렸을 때 그 소식이 더 잘 보였으면 좋겠답니다. 일일이 팔로우하기는 힘드니까요.

RPG Maker MZ 맵 에디터 — MAP001 "오프닝" 외 트리 구조
「덩굴 속의 사차인치」는 1~2개월 안에 완성해 게임핑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기획서가 끝났고, 도트 작업이 한창입니다.

작업이 한창 — 태블릿으로 작업 중인 설우님
가장 힘든 부분은 홍보랍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볼 수 있지. 뭘 해야 사람들이 봐주지. 약간 이 생각을 항상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네이버 블로그에 "출시했습니다" 정도로 올린 게 전부였어요. 「야간 편의점」 출시 때 좋아요가 잘 달리지 않은 걸 보고 SNS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트위터와 스레드를 본격적으로 써 볼 생각이라고 합니다. 유튜브는 플레이 영상 녹화와 나레이션 부담이 커서 일단 보류했어요.
전업 개발자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 중이라고 했습니다. 가족은 안정적인 직업을 권하고, 본인은 게임으로 수익이 발생할 시점이 가장 큰 걱정이에요. "수익을 내서 가족에게 증명할 수 있으면 게임 개발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식품영양학과 전공이지만 식품 쪽은 사정상 접었고, 한동안 영상 편집 취업을 준비했었습니다. 게임으로 길게 가지 못하면 다시 영상 쪽이 기준점이 될 것 같다고 합니다.
인터뷰가 거의 끝나갈 무렵, 게임핑에 대한 한마디가 나왔어요.
"여기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예전에 글을 올리던 작은 플랫폼이 있었는데, 펀딩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사라졌다고 해요. "작은 플랫폼들이 따뜻하게 좀 기틀을 잘 잡아서, 좀 오래 유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크게 만들기 위해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었습니다. 본인이 자기 자신에게 매번 하는 그 말 — 무리하지 말자 — 을 게임핑에도 똑같이 건네는 셈이었어요.
플레이어를 향한 마지막 한마디도 결이 같았습니다.
"저도 항상 저한테 하는 말이 무리하지 말자인데, 게임을 하시는 분도 무리해서 플레이하실 필요는 없다."
본인도 게임을 좋아하지만, 너무 열심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지쳐서 질려버린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무리하지 말고, 조금씩 나눠서 — 간을 보듯이 천천히 플레이해 달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거실에서, 새벽에, 카페에서. 1인 개발자 설우의 5개월은 그렇게 흘러왔고, 다음 1~2개월도 같은 리듬으로 흐를 예정입니다.
게임 정보
「The Mother」 — 아날로그 호러 / 액션 서바이벌, 약 20분, WEB 즉시 플레이
→ https://www.game-ping.kr/games/themother「야간 편의점」 — 나폴리탄풍 경영 시뮬레이션 / 사이코 호러, 약 10분, WEB 즉시 플레이
→ https://www.game-ping.kr/games/thenighttimeconveniencestore「덩굴 속의 사차인치」 — 힐링 RPG, 개발 중 (2026년 5~6월 게임핑 출시 예정)
창작자 정보
닉네임: 설우
X(트위터): @kyg12286410
게임핑 프로필: https://www.game-ping.kr/users/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