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스튜디오 페퍼밀입니다!
두번째 개발 일기를 쓰면서 어떤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
빨간 공을 만들게 된 계기와 과정에 대해 보다 자세히 써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빨간공은 작년 4월에 처음 구상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그 시기의 저는 여러모로 여러운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즈음에는 일과 관련되지 않는 한 최대한 사람도 만나려하지 않고
집에 처박혀 하루 종일 멍하게 있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작업, 인간관계 등으로 우울하고 힘든 감정들이 피어날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들도 들었지만, 결국 포기가 답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그런 마음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죠.
그러던 중 스팀에서 힐링 퍼즐 게임들 몇가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어렵지 않고, 피지컬을 요하지도 않고, 무엇을 해야할지 명확해서
멍하니 게임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부정적인 일들에서 멀어지고 온전히 게임에 몰두할 수 있게 되었죠.
그 때의 저를 도와준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정리 정돈 류의 퍼즐 게임 중에서 가장 유명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아트가 마음에 들어 시작했는데,매 판 새로운 물건을 여러가지 규칙에 따라 정리하면서 참신한 아이디어들에 계속 감탄했던 것 같네요.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고장난 물건을 고치는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에는 큰 흥미가 없었지만, 물건을 고치는 행위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플레이를 하는 내내 '어떻게 이런 퍼즐을 짰지?' '어떻게 이걸 다 그렸지?' 하면서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제가 아트를 메인으로 하다보니 더더욱 이 게임의 아름다운 그래픽을 보며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난이도가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아름다운 퍼즐 구조와 감성적인 그래픽 때문에... 완주 후 뿌듯함으로 마음이 풍족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생애 처음으로 PC 퍼즐 게임을 기획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은 생각나는 대로 일이 끝난 후 남는 시간에 아무거나 끄적끄적 그려보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지금의 빨간 공과는 연관성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스티커 배치하기 게임을 생각하기도 했고 (지금보니 엄청 열심히 그렸었네요)


방향을 완전히 확 틀어서
빨간 공과 그래픽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게임 방식은 전혀 다른 퍼즐을 구상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때는 좀 더 고난이도의 사고를 요하는 기획을 했었네요.
(입술 뚱쭝 고양이 캐릭터는 이 단계에서 처음 나오게 됐군요)

( 원래는 이렇게 포토샵의 기능을 활용하여 물건을 복사/변형/제작/삭제하는 느낌의 게임이었답니다. )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기획을 할수록 기획 자체도, 플레이 난이도도 점차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시스템에 하나씩 새로운 기믹을 더하는 일반적인 퍼즐게임이었기에
스테이지가 지날수록 점점 기믹 + 기믹 + 기믹 + 기믹이 되면서 고차원적인 사고를 필요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국 '힐링 퍼즐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즐거움'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머리를 써야하는 골치아픈 퍼즐게임을 만드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게임은 위에 소개한 잔잔하면서도 난이도가 높지 않은 퍼즐이었는데,
어느새 저는 또 지끈지끈 머리를 써야하는 퍼즐 게임을 기획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방향성을 잡지 못해 고민을 하던 중,
스튜디오 페퍼밀의 프로그래머인 카골드님이 툭 던진 한마디가 해답이 되었습니다.
"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빨간 공에 집착하는 고양이한테 계속 빨간 공을 찾아주는 건 어때요? "
제가 그린 빨간 사과나무와 고양이 캐릭터를 보며 던진 그 말이
저에게는 엄청난 계기가 되었습니다.
등등등....
한번 트인 생각의 물꼬는 끝없이 펼쳐져 지금의 '빨간 공은 어디에?'의 형태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울고 있는 고양이 애니메이션을 한장한장 그려보기도 하고,

빨간 공 대신 다른 물건을 넣어볼까? 고민을 하기도 하고,

엉성하지만 나름 그래픽 작업 전에 스테이지 기획을 쭉 해보며 게임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잡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구상한 스테이지를 하나하나 완결된 비주얼로 바꿔나가는 작업을 했죠.

엉성했던 기획안은 짜잔! 실제 버전에서 위와 같이 바뀌었답니다.
오랜만에 비교해놓고 매우 감회가 새롭네요 (。・ω・。)
처음에는 어떻게 할지 몰라 쩔쩔맸었지만
초반 10개의 스테이지를 기획한 후 그려보니
어떤 게임으로 만들어야할지 방향성이 보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빨간 공을 구상한지 한 달쯤 되었을 때,
취미 프로젝트로 시작하긴 했지만 어느덧 빨간 공이란 게임에 애정이 생긴 저는
이 게임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카골드님은 흔쾌히 일주일의 시간을 내주셨고,
그렇게 완성한 프로토타입을 BIC에 제출하게 됩니다.
그리고....

비록 예비 순번을 받았지만 사실상 자리가 나지 않으면 전시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천천히 하나하나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만든 버전으로 통과를 바랬다니.. 욕심이었지! 하면서요.

그러던 중...
기대하고 있지 않았던 상황에 이런 좋은 결과를 얻게되어!!
기쁜 마음으로 본격 데모버전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기존에 만들었던 프로토타입은 빠르게 만들기 위해 하드 코딩을 했던터라
기반부터 하나하나 다시 쌓아나가기 시작했죠.
생전 처음으로 스팀 개발자 계정을 만들고,
블로그와 유튜브를 뒤져가며 스팀 페이지 개설까지 완료하였습니다.
그 때의 감격이 지금도 새록새록하군요!

스팀 등록을 위한 이미지 생산의 흔적...
그렇게 약 2달간의 개발을 통해 전시용 데모가 완료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전시였지만, 어느새 데모버전에 전심전력을 다하게 되면서...
전시 역시도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3일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부스를 방문해주셨고,
그 과정에서 저희 게임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꿈만 같았던 3일간의 BIC를 통해
https://www.gamemeca.com/view.php?gid=1767835
멋진 인터뷰 기회를 얻기도 했답니다!

https://store.steampowered.com/app/3984750/___Wheres_My_Red_Ball_Demo/
BIC가 끝난 후에는 스팀에 데모를 올리며 개발을 마무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원래 계획했던 대로 '빨간 공은 어디에?'는 취미 프로젝트로 남기고, 다시 본업에 집중하게 되었죠
하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도 빨간 공은 계속 제 머리에 맴돌았고,
이 게임을 잘 만들어서 좋은 성과로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빨간 공 개발을 마무리했던 8월로부터 약 5개월이 지난 올해 1월이 되어
다시 빨간 공 개발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죠.

총 50스테이지를 목표 분량으로 잡고, 하나하나 기획해나가기 시작했죠.
어느덧 지금은 모든 스테이지의 기획을 마치고 그래픽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5월부터는 다시 프로그래밍 작업도 시작할 예정이구요!
5월이 되면 좀 더 본격적으로 달리며 올해 말 완성을 목표로
보다 열심히 개발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 과정을 여러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으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즐거운 하루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o(〃^▽^〃)o
댓글 0개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