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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

· 2026년 2월 12일

'여행의 동반자' 제작 후담

'여행의 동반자' 제작 후담입니다. 게임으로 말해야 하는 것을 구구절절 먹먹하게 써 두어 제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한 기록 정도. 강화 시뮬레이션이 만들고 싶다 게임은 아니지만 가챠를 돌려서 캐릭터를 뽑는 합작을 여러 번 주최했습니다. (구경은 여기에서 하실 수 있어요 https://jiheun.itch.io )관심있는 장르의 랜덤 이벤트는 아무튼 즐겁구나! 생각했지요. 이제는 제 게임이 만들고 싶어서 합작은 드물게 열 듯하지만 즐거운 주최 경험이었어요. 그렇게 뽑기 시뮬레이션을 몇 번 만들어보고 나니, 제가 하는 게임에서 열심히 무기를 강화하다가(깨먹고) 난 뒤 이번에는 강화 시뮬레이션이 만들어보고 싶더라고요. 시간이나 금전을 비싸게 들이지 않고 강화를 마음껏 하고 싶다! 그것이 이 게임을 처음 만들기로 한 계기였습니다. 그런데 그냥 강화만 하면 의미가 있나? 아무래도 없죠…. 그냥 강화하고 깨먹고 강화하고를 반복하는 건 아무 재미가 없을 거예요. 만약 강화에 성공했다 해도 얻는 것은 그냥 글자 몇 자와 숫자 몇 개뿐이라면 별로 의욕이 안 나요. 보통 RPG 게임은 강화하면 더 강해진 무기로 더 강한 몬스터를 사냥한다는 의미가 있죠. 아니면 카카오톡 플레이봇 검키우기는 바로 친구에게 톡을 보내 이 웃김과 짜릿함을 당장 자랑할 수 있고요. 하지만 서버를 넣어 랭킹 시스템을 넣기에는 제 재주가 모자랐습니다. 또한 인게임 랭킹 시스템은 이 단순작업(?)을 즐겁게 할 동기가 그다지 될 것 같지 않았어요. 요즘 피플게임이나 '시뮬레이션' 게임 유행이었지 그때 생각이 미친 것이 요즘 깃으로 제작해 트위터에서 많이 배포하시는 'OO시뮬레이션' 게임이었어요. 무인도 시뮬레이션, 아파트 시뮬레이션 같은 것 말이죠. 이 게임들의 특징은 주로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고, 원하는 캐릭터를 직접 집어넣어 말 그대로 '시뮬레이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냥 랜덤으로 나눠주는 '이쑤시개 한 자루' 는 15강을 해도 별로 의미가 없죠. 그렇다면 TRPG 룰 은검의 스텔라나이츠의 시스(무기)와 브링거(무기를 다루는 전사)처럼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를 강화할 수 있다면 좀더 즐겁지 않을까? 그렇다면 에고 무기로 하자. 옆에서 종알거리는 모습을 로그 창에 구현해서 원한다면 캡쳐해서 자랑할 수 있게 하자. 그래서 에고 무기 설정과 커다란 로그 창이 절반을 차지하는 인터페이스가 결정되었어요. 설정을 붙이려니 간단하지가 않네… 그러나 '이쑤시개 한 자루'는 깨져도 되지만 내가 아끼는 최애가 깨져 버리면 곤란하죠. 그래서 무한의 검제처럼(?) 서브 무기를 소환하기로 했습니다. 서브 무기는 강화하다 깨먹을 가능성이 있어요. 하지만 에고 무기에 능력치를 전이하다 실패하면 에고 무기는 깨지지 않고 서브 무기가 깨집니다. 안심하고 최애와의 꽁냥꽁냥을 즐기며 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최애와의 꽁냥꽁냥은 즐기지만 그 외에는 염세적인 분위기를 내고 싶었어요. 이세계인 용사가 에고 무기만 달랑 들고 왕국을 구하려고 싸우고 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왕국 방어도는 낮아지기만 하고 도로 올릴 방법이 없어요. 언젠가는 반드시 끝이 찾아옵니다. (물론 플레이에 따라 영원히 안 찾아올 수도 있다는 점을 테스트 플레이에서 깨닫고 '우리들이 싸움은 끝나지 않아!' 엔딩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끝은 시니컬하죠. 냉정한 세계에서 기댈 곳은 최애밖에 없는 주인공을 만들고 싶어 재화나 웨이브가 되돌아오는 시간, 강화 확률 등은 갈수록 빠듯해지도록 구성했습니다. 호감도는 대화와 엔딩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요소였어요. 나름대로 캐릭터 게임이니까. 호감도에 따라 대화 내용과 이따금 뜨는 질문 내용이 변하죠. 엔딩 선택지 개수도 변합니다. 가장 희망찬 엔딩을 보려면 호감도를 올려야 해요. 에고 전이를 해도 호감도가 오르기 때문에 올리기가 그다지 어렵지는 않지만요. 접두사와 접미사는 사실 능력치 향상 요소보다는 개그 용도입니다. '피를 갈구하는 OO의 전설' 이런 거… 에고 무기에 집어넣은 캐릭터랑 잘 맞거나, 또는 오히려 터무니없이 안 맞으면 웃기니까요. 으하학 OO이가 피를 갈구한대! 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요소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완성 후 분석 혼자서 한없이 만들고 있으면 저는 게임을 절대 완성하지 못하므로… (그렇게 묵히고 있는 게임이 몇 점 있어요) 마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감 안에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저는 이미지 리소스를 만드는 센스가 없어서 이미지 리소스는 최소한도로. 볼륨은 작게 3주 안에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그렇게 해서 기한 내에 게임을 엔딩까지 완성해 무사히 제출했습니다. 잘했다, 최고다. (셀프 머리쓰다듬기) 다만 다음에는 배포 소재를 이용해서라도 이미지를 활용한 게임을 만드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꼭 멋진 일러스트가 아니라도 시각 요소에 좀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점도. 시각 요소는 말 그대로 첫 시선을 끄는 주요 요소인데 그게 없이도 회자되려면 정말 어지간히 흥미로운 게임이 아니면 안 되겠지요?! 거기까지는 아직 멀었다 싶어요. 밸런스를 잡기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사실 반쯤(어쩌면 그 이상) 포기했어요… 저는 섬세한 숫자를 잘 못 다루는 편이기도 하고 어려운 게임을 못 하는 편이기도 해서 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엔딩을 패배 쪽에 넣었습니다. 어쨌든 끝은 올 테니(안 올수도 있다는 깨달음 테스트 이하생략) 엔딩을 볼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하면서요…. 패배 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엔딩이 좀더 시니컬해지기도 했군요. 시나리오를 좀더 다듬고 싶기도 했지만 시간과 기력이 없었습니다. 잘 짜인 시나리오에는 가치와 재미가 있는 법인데 이건 아쉬워요. 캐릭터 성격도 제 취향의 몇 종류만 들어가서 아무래도 '나의 OO는 이렇지 않은데…' 하고 꺼버리는 요소가 되었지 싶어요. OO시뮬레이션 류 게임에서 MBTI로 성격을 구분해 넣는 것을 참고해 봐도 좋겠고, 아니면 좀더 다양한 성격을 넣을 수 있다면 좋았겠지요. 아무튼 목적은 '강화 시뮬레이션, 캐릭터 게임, 캡쳐해서 자랑할 요소가 있는' 이었고, 어느 정도는 목표대로의 게임을 만든 것 같아즐겁습니다. 다음의 저는 더욱 잘 해주겠지오… 화이팅.

#여행의동반자#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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