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사관 여러분!
이번 주는 구체적인 업무 보고 대신, <룰 더 던전>이 지금의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서기까지 어떤 험난한(?) 여정을 거쳐왔는지 그 뒷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사실 <룰 더 던전>은 2024년, 5명의 팀원이 모여 모바일 게임으로 첫발을 뗐습니다. 당시엔 지금 같은 스타일이 아니라 <탕탕특공대>처럼 시원하게 몬스터를 휩쓰는 슈팅 게임이었죠.
저희는 "모바일이지만 스토리가 살아있고, 캐릭터 덕질을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목표로 달렸습니다. 한 달 만에 프로토타입을 뽑고, 두 달간 밤낮없이 폴리싱에 매달렸었는데 목표는 저희의 결혼식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희는 결혼식 당일에 게임 링크를 돌리며 하객분들께 피드백을 부탁드리는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결혼식 시작 전에 트는 영상도 게임 홍보 영상을 넣었는데 영상 보내고나서 식장에서 깜짝놀라서 전화를 하더라고요. 혹시 영상이 잘못 들어온거 아니냐고. 제가 그거 맞다고, 하하호호 하며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결혼식날은 제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프리- 런칭 준비였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은 거대한 레드오션이었습니다. 마케팅 자본 없이는 랭킹 진입조차 꿈꾸기 힘들었고, 우리는 생존을 위해 매달 새로운 게임을 시장에 던지는 '하이퍼 캐주얼'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매달 하나씩 게임을 완성해 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은 냉혹했습니다. "나는 이게 좋은데 유저는 반응하지 않고, 나는 원치 않는데 유저는 열광하는" 상황의 반복이었죠. 지표를 따라가면 돈은 벌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가슴 한구석이 텅 비어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7년 넘게 회사 생활을 하며 '주어진 업무에서 보람 찾기'를 제일 잘한다고 자부했던 저였는데, '내가 정말 보람을 느끼는 일'은 따로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보류해두었던 <룰 더 던전>을 다시 꺼냈습니다. 돈이 되는지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죠. 완결된 스토리를 온전히 전할 수 있고, 지표보다 취향이 존중받는 곳. 바로 이곳, 인디 게임의 세계였습니다.
지금은 인디 게임 개발을 위해 팀 규모를 축소하고 현재는 저 혼자 1인 개발자로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개발하랴, 홍보하랴 몸은 예전보다 훨씬 바쁘지만, 지금 제 삶의 만족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물론... 수입이 '0원'이라는 사실은 가끔 한밤중에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하지만요. 하하하.

지표에 휘둘리지 않고 제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룰 더 던전>은 제 인생에서 가장 '나다운' 게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비록 무서운(?) 통장 잔고와 싸우고 있지만, 여러분께 최고의 '조사관'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다음 주에도 묵묵히 던전을 깎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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